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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A형 독감, 이게 이렇게 아픈 거였어?

by 노트백 2025. 12.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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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형 독감, 이렇게까지 힘든 건 처음이었다

솔직히 말하면, 독감이 이렇게 아프다는 걸 이번에 처음 알았다. 그동안 독감을 피해 온 건지, 아니면 이제 나이가 들어서 버티는 힘이 줄어든 건지는 모르겠지만, 이번에는 정말 제대로 앓았다. A형 독감 증상이 보여서 옆에서 돌봐주고 함께 자고 일어났는데, 다음 날 아침부터 몸이 이상했다.

 

 

잠을 잘못 잔 건지 허리에 미세한 통증이 있었고, 담이 살짝 걸린 느낌처럼 움직일 때마다 불편했다. 누워서 일어난 자세도 평소와 다르지 않았는데, 누가 뒤에서 한 대 친 것 같은 묘한 통증이었다. 그래도 이때까지만 해도 참을 만했다. 씻고 출근 준비를 하고 회사까지 가는 동안은 큰 이상을 느끼지 못했다. 문제는 오전 업무를 시작하면서부터였다. 시간이 지날수록 머리가 점점 무거워졌고, 비염 통증처럼 인중 쪽이 아려오기 시작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그냥 비염 때문이겠거니 생각했다. 점심시간에는 밥도 먹지 않고 사무실에서 누워 찜질기로 얼굴을 찜질하며 쉬었다. 하지만 몸 상태는 계속 나빠졌다. 점점 정신이 몽롱해지고, 몸에 힘이 빠져가는 느낌이 들었다. 흔히 말하는 몸살 초기 증상이 분명했다. 이건 더 버티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반차를 내고 회사에서 나왔다. 지하철을 타고 집에 가는 길에 가장 힘든 순간이 왔다. 가만히 서 있는 게 어려웠다. 서 있기만 하면 온몸이 떨리고 그대로 주저앉고 싶어졌다. 그래서 아이를 안고 재울 때처럼 계속 조금씩 움직이며 겨우 균형을 유지했다. 그렇게 해서 어떻게든 집에 도착했다.

 

온수매트와 함께 보낸 첫날

집에 오자마자 당장 눕고 싶었지만, 식은땀이 나서 샤워를 먼저 했다. 뜨거운 물로 몸을 씻는 동안 온수매트를 최고 온도로 맞춰두었다. 너무 추워서 몸을 녹이고 싶었고, 땀을 내면 조금 나아질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샤워를 마치고 온수매트에 눕자 얼마 지나지 않아 땀이 나기 시작했고, 그대로 잠이 들었다. 첫날은 거의 움직이지 못했다. 누워 있다가 수분 보충을 하고, 찝찝하면 가볍게 물 샤워를 하고, 다시 온수매트에 눕는 걸 반복하며 하루를 버텼다.

 

둘째 날, 병원에서 A형 독감 확진

둘째 날이 되자 병원에 가야겠다고 판단했다. 평촌에 있는 라파 이비인후과를 찾았다. 대기 인원이 꽤 있었지만, 코가 너무 불편해서 기다리는 동안 화장실을 여러 번 오가며 시간을 보냈다. 진료실에서 증상을 설명하니 독감 검사를 권유받았다.



비급여 검사라 비용은 3만원이었지만, 망설이지 않고 진행했다. 검사는 코 점막을 제대로 채취하는 방식이었고, 아프다기보다는 깊게 긁어내는 느낌이 강했다. 결과는 15분 후에 나왔다. A형 독감이었다. 축농증 초기 증상도 있었지만, 전체적인 상태와 검사 결과가 정확히 맞아떨어진다는 설명을 들었다. 치료 방법으로는 5일 약물치료와 효과가 빠른 주사 치료가 있었는데, 출근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 회복 속도를 우선으로 생각했다.

 

 

주사 역시 비급여였고 비용은 약 10만 원 정도였다. 부담이 되긴 했지만, 빠른 회복을 위해 선택했다. 진료비는 138,500원, 약국에서 약을 받는 데 4,200원이 추가로 들었다. A형 독감으로 총 142,700원이 들었다. 주사는 혈관 주사였고 약 15분 정도 걸렸다. 침대는 따뜻하게 데워져 있었고, 잠시 눈을 감았다 뜨니 수액이 모두 끝나 있었다.

 

회복의 시작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도 오한은 남아 있었지만, 원인을 정확히 알고 치료를 받았다는 안도감이 컸다. 집에 오자마자 다시 온수매트에 누웠고, 샤워와 휴식을 반복했다. 낮잠을 자고 오후 1시쯤 되자 두통이 사라졌다. 서 있을 수 있을 정도로는 회복됐지만, 아직 몸에 힘이 완전히 돌아온 상태는 아니었다. 그래도 이 정도면 다음 날 출근은 가능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A형 독감은 원칙적으로 5일 격리가 필요하지만, 회사 병가는 무급이라 연차를 써야 했다. 출근을 하면 격리는 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었고, 현실적인 이유로 출근을 선택했다. 이때부터 주변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 아이들을 챙길 여유도 생겼고, 목소리는 잘 나오지 않았지만 차분하게 대화할 수 있었다. 약을 먹고 잠을 자는데, 이상할 정도로 계속 잠이 들었다.

 

저녁, 그리고 다시 컴퓨터 앞에 앉다.

저녁이 되어 가족이 모두 모이자 자연스럽게 잠에서 깼다. 이때는 몸 상태가 눈에 띄게 좋아져 있었다. 두통은 완전히 사라졌고, 몸에도 힘이 들어왔다. 반바지를 입고 있어도 춥지 않았다. 아이들과 저녁을 먹고 시간을 보낸 뒤 방에 들어와 컴퓨터를 켰다. 이전에는 눕고 싶은 생각뿐이었는데, 이때는 앉아서 컴퓨터를 할 수 있었다. 외주 작업이 하나 들어와 있었고, 코드를 보며 작업하는 데도 큰 무리가 없었다. 주사 치료 덕분인지 회복 속도가 확실히 빠르다는 느낌이 들었다.

 

셋째 날, 일상으로 복귀

셋째 날 아침, 완전히 정상은 아니었지만 평소와 크게 다르지 않은 상태로 일어났다. 몸 안에 아직 병이 남아 있다는 느낌은 살짝 있었지만, 씻고 출근 준비를 할 수 있을 정도였다. 서울로 출근하는 동안 마스크를 착용했고, 기침은 거의 없었다. 가끔 가래가 살짝 끼는 정도였다. 회사에 도착해 업무를 진행하는 데도 큰 문제는 없었다. 프론트엔드 업무 특성상 앉아서 코드를 보고 레이아웃을 잡는 작업은 무리 없이 가능했다. 아침과 저녁에 먹는 약에는 졸릴 수 있는 성분이 있어 복용 후에는 약간 몽롱해졌지만, 이건 병 때문이라기보다는 약기운이라고 생각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정신도, 체력도 점점 평소 상태로 돌아오고 있다. 만약 주사 치료 없이 5일 약물치료만 했더라면, 훨씬 더 힘든 상태로 출근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비용은 부담됐지만, 효과만 놓고 보면 충분히 체감할 수 있었다.

 




이번 독감을 겪으면서 몸이 보내는 신호를 무시하면 안 된다는 걸 다시 느꼈다. 그래도 가족을 챙기고, 일을 멈추지 않고, 결국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다. 아픈 와중에도 내가 할 수 있는 선택을 했고, 그 선택의 결과로 다시 일어서고 있다. 이 정도면, 정말 최선을 다했다고 말해도 괜찮을 것 같다.

 

그리고, 와이프에게 감사한다 ㅠ 내가 아프더라도 툴툴 되거나 왜 또 아프냐가 아니고 먹을거리도 바로바로 챙겨주고 바로 드러누워도 별말 안 해주고 아이들 케어하고 재우는 것까지 알아서 해줘서 너무 감사하다 ~ 아마 와이프는 아직 잠복기겠지? 오늘 들어서 셋째 아이가 고열이 나온 것 보니 우리 집은 마지막 독감 바이러스 유행을 맞이하고 있는 것 같다

 

그 후 ..

목은 아직도 아프다 .. 잔기침도 아직 있고 ..
셋째 아이도 고열이 시작되서 병원에 바로다녀왔다

 

 

팔에 주사를 놓으려다가 너무 움직여서 발에다 ㅋㅋ 덕분에 오전에 시름시름 앓다가 자다가를 반복하다 저녁에 바로 기운을 찾았다.  지금은 모두 회복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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