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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살벌했던 시무식, 그리고 개발팀에 흐르던 묘한 공기

by 노트백 2026. 1.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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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랜서로 일하다가 정직원 제의를 받아 회사에 합류했다. 퍼블리셔로 시작했지만, 프론트엔드 개발 영역까지 함께 맡게 되면서 배우는 것도 많았고, 맡은 일은 스스로 생각해도 꽤 성실하게 해왔다고 느낀다. 그런데 2026년 새해가 시작되면서 회사 분위기가 미묘하게 달라졌다는 걸 느끼기 시작했다. 겉으로는 "정리된 부분이 있고, 잘된 점이 있다"는 공유가 있었지만 그 말 뒤에 따라붙는 "이제는 내부적으로도 결단이 필요하다"는 표현이 이상하게 마음을 누르는 압박처럼 들렸다.

 

그동안 회사 안에서는 이런저런 소문이 돌고 있었다. 일은 계속 있지만, 개발팀을 유지하는 비용과 외주 비용을 비교하고 있다는 이야기, 효율이라는 이름으로 숫자를 다시 들여다보고 있다는 이야기들. 사실 이런 흐름이 완전히 처음은 아니었다. 2025년 초에도 개발 직군에서 최소 인력만 남기고 정리해고가 있었으니까.

 

그래서일까. 이제는 그 대상이 '개발팀 전체'로 확장되어 이야기되는 걸 들으니 마음이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나는 개발 직군에 있으면서 고객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걸 기준으로 일해왔다고 생각한다. 맡겨진 일은 최대한 깔끔하게 처리했고, 협업도 문제없이 이어왔다. 그런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야근을 하지 않아서?' '정해진 시간 외에는 자리에 없어서?' '눈에 보이게 바쁘지 않아서?' 결과가 아니라 보여지는 태도가 기준이 된 건 아닐까 하는 생각. 확신은 없지만, 이런 의문이 드는 것 자체가 이미 마음이 흔들리고 있다는 증거일지도 모르겠다.

 

 

이 글을 처음 쓰고 임시 저장해둔 지 일주일쯤 지났을 때, 팀리더가 조심스럽게 말했다. "이력서를 오픈해야 할 것 같다." 그 말을 듣는 순간 '아, 결국 여기까지 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러니한 건, 다른 팀들은 프로젝트 때문에 여전히 바쁘고 우리에게도 평소와 다름없이 협업 요청이 오고 있다는 점이다. 마치 개발팀의 상황을 전혀 모르는 것처럼,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다. 그래서 더 현실감이 없다. 당장 일이 줄어든 것도 아닌데, 조직은 이미 다음 결정을 준비하고 있는 느낌. 누군가의 잘못이라고 말하기도 애매하고, 그렇다고 쉽게 받아들이기엔 마음이 무겁다. 요즘은 AI 때문에 개발자 취업이 더 어려워졌다는 이야기도 많다.

 

이런 상황에서 '과연 나는 다시 일을 구할 수 있을까?' '지금이라도 뭔가 준비를 시작해야 하는 걸까?' 생각이 꼬리를 문다. 정답은 아직 모르겠다. 다만 분명한 건, 이 불안함을 애써 모른 척하며 넘기기에는 지금 상황이 가볍지 않다는 것. 그래서 오늘은 그냥 이 마음을 정리하는 기록으로 남겨본다.

아직 끝난 건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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